디지털 바이러스, 그놈이 다시 창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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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fpa 댓글 0건 조회 1,227회 작성일 22-03-1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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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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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건 영토만이 아니다. 침공 하루 전인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내무부, 의회 및 일부 은행 웹사이트는 트래픽 과부하를 일으키는 대규모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과 데이터를 삭제하는 멀웨어(악성코드) 공격을 받아 한동안 마비되는 사태를 겪었다. 지난 1월 중순과 2월 중순에 이은 세 번째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다. 마치 지상군 투입 전 주요 군사 요충지와 사회 인프라 시설에 먼저 공습(空襲)을 하듯 우크라이나 인터넷망을 선제 타격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사이버 공격을 수행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정보기관을 비롯한 전 세계 정보 보안 전문가들은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업체 벡트라의 CEO(최고경영자) 히테시 셰스는 “우리는 사이버 공격이 국가가 보유한 전쟁 무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오랫동안 이론적으로 얘기해왔다”면서 “(이번 공격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이버 공격이 (전쟁의) 선제 타격 수단으로 이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범죄는 이미 거대한 산업이기도 하다. 미국 IT 기업 VM웨어가 지난해 발표한 ‘모던뱅크 하이스트4.0′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사이버 범죄가 일으킨 피해 규모는 6조달러(약 724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GDP(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의 GDP(5조1031억달러)보다 크고, 한국 GDP(1조8238억달러)와 비교하면 3배 이상이다. VM웨어는 사이버 범죄 산업이 오는 2025년에는 지금의 2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디지털 세계는 일상과 경제활동의 중심이 됐다”면서 “다음 팬데믹은 디지털 세계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디지털 팬데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