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회사 소유 PC·휴대전화는 사용 직원 동의 없이 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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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fpa 댓글 0건 조회 60회 작성일 21-11-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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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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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회사 소유 PC·휴대전화는 사용 직원 동의 없이 열람?

송고시간2021-11-12 07:34

대검 감찰부 대변인 공용폰 압수 논란에 일반 직장인도 관심

"압수 정당해도 포렌식에 전임자 참여권 보장해야" 의견 많아

직원 PC 무단 열람 안 되지만 범죄 확인 목적은 허용…대법원 판례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최근 대검찰청 감찰부가 전·현직 대변인이 사용하던 공용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한 것을 두고 생긴 논란은 일반 직장인들까지 관심을 갖게 한다.

회사에서 제공한 PC로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업무에 따라선 휴대전화까지 받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업무용 PC나 휴대전화라 해도 사용자의 사적인 정보가 담길 수밖에 없어 회사에서 열람을 요구하거나 강제 열람하면 사생활을 침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해당 직원은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를 어디까지 주장하고 보호받을 수 있을까. 

◇ "압수 정당해도 포렌식 절차에 실사용자 참여권 보장해야" 의견 다수

이번 논란은 '고발 사주' 의혹 등을 감찰 조사 중인 대검 감찰부가 대변인실 직원으로부터 공용폰을 임의로 제출받아 사용자의 참관 없이 포렌식 조사를 하면서 불거졌다.

감찰부는 업무용 공용폰은 관리 직원의 동의만으로도 조사할 수 있어 조사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고발 사주'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는 전임 대변인은 검찰과 언론 간 소통에 쓰인 휴대전화를 영장도 없이 압수하고 정보주체인 자신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조치는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 같은 입장차는 관련 법규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헌법(12조)에는 체포·구속·압수수색을 할 때 검사의 신청으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돼 있다. 또한 형사소송법(106·108조)은 법원이 압수할 물건을 지정해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지만,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대검 예규인 '디지털 증거의 수집·분석 및 관리 규정'(20조·21조)에는 정보저장매체 등에 기억된 전자정보를 압수하는 경우 전자정보의 범위를 정해 출력·복사하는 방법으로 하되 피압수자 등이 참여한 상태에서 원본을 봉인해 반출할 수 있으며, 압수·수색·검증의 전 과정에 피압수자 등의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번 사안에서 감찰부는 임의제출 동의를 받고 참여권을 보장해야 할 '피압수자'를 공용폰 관리 직원으로 본 반면, 전임 대변인은 실제 압수 대상이 공용폰이 아닌 정보이기 때문에 피압수자는 정보주체인 자신이라고 본 것이다.

연합뉴스가 취재한 법률 전문가 중에는 감찰부의 공용폰 압수 조치가 정당해도 포렌식 절차에 정보주체인 전임 대변인을 참관시키거나 동의를 구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법무법인 강남의 이남수 변호사는 "감찰 과정에서 공용폰을 관리자의 동의를 받아 임의제출 받은 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정보 추출을 위한 포렌식은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거나 참관시켰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정보를 개인정보가 아닌 공적정보로 볼 경우 정보주체가 사용자가 아닌 기관이 될 수도 있는 등 법 해석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이 사건은 수사기관에 의한 정식 수사가 아닌 내부 감찰 사안이어서 수사만큼의 절차적 엄격성이 요구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법무법인 바른의 최승환 변호사는 "압수수색 대상으로서 정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현행 형사법은 여전히 물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런 경우 압수의 대상에 대한 법규가 없고 명확한 합의에 이른 것도 아니어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 대법원 "직원 PC 무단 열람해도 범죄 확인 목적은 위법성 성립 안 돼"

과거 사법부 내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빚어진 적이 있다.

2017년 말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 중이던 법원 추가조사위원회는 의혹에 연루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전·현직 심의관(법관)이 사용하던 공용 PC 4대를 사용자들의 동의 없이 조사했다.

조사는 의혹과 관련된 키워드가 포함된 문서파일만 조사하는 키워드 검색 방식으로 이뤄졌다. 당시 조사위는 사용자들의 동의를 받기 위해 설득했지만 실패하자 사생활 침해 논란 속에서 조사를 강행했다.

아무리 소속 기관이나 회사가 소유·관리하는 PC·휴대전화라 해도 사용자인 직원의 동의 없이 함부로 내부 정보를 열람할 수 없다는 것은 검찰과 사법부의 두 사례에 비춰봐도 명백하다.

회사 직원이 업무 수행 중 PC나 휴대전화로 생성한 정보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법령상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개인정보를 수집·이용·제공할 때 정보주체(직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위반시 과태료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사용자인 회사 입장에선 직원들의 행위를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고 필요한 경우 정보기술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직원의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는 법령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대법원은 2009년 관련 사건 판결을 통해 그 기준을 처음 제시한 바 있다.

컴퓨터 관련 솔루션 개발업체 대표이사인 A씨는 영업차장으로 근무하던 B씨가 회사의 이익을 빼돌린다는 소문을 듣고 비밀번호가 설정된 B씨의 PC 하드디스크를 분해해 내부 정보를 열람했다가 비밀침해(전자기록 등 내용탐지죄)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A씨의 무단 정보 열람을 형법상 '정당행위'로 인정했다. 앞서 확립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정당행위의 판단 요건에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과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보충성 등이 있다.

대법원은 피해자(B씨)의 범죄 혐의를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A씨)이 긴급히 확인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었던 점과 정보 내용을 전부 열람한 것이 아니라 조사 범위를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한정한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정해진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주한의 송득범 변호사는 "회사가 정보기술을 이용해 직원의 부정, 비위를 감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행위의 범위를 제시한 판례"라며 "회사 이익을 빼돌리는 등 구체적 범죄 혐의가 있는 경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동의 없이 직원 PC를 열어본 행위 등은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해 비밀침해죄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