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제3자가 제출한 휴대폰서 별건 범죄 나와도 영장 없이 수집하면 증거로 사용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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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fpa 댓글 0건 조회 52회 작성일 21-11-1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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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1/11/19/YGLEWEC3J5CH7NQ45WS5K5T2GM/ 


수사기관이 임의로 제출받은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 원래 수사 대상이 아닌 별건(別件) 범죄 혐의를 발견했더라도 새로운 압수수색 영장과 피의자의 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 참관 등 정당한 절차 없이는 휴대전화를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8일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남성 교수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이같이 판단했다.

A씨는 2014년 12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술에 취한 남성 제자 B씨의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사건 당일 B씨는 A씨의 휴대전화 2대를 확보해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경찰은 A씨의 동의에 따라 사건 당일 촬영에 썼던 삼성 휴대전화를 확인해 B씨가 몰래 찍힌 사진을 확인했다.

문제는 A씨가 당시 함께 갖고 있었던 아이폰 휴대전화였다. A씨는 이 휴대전화에 대해선 포렌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그가 참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전화를 포렌식해 그가 2013년에도 유사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며칠 뒤 경찰은 압수수색 검증영장을 추가로 받아서 증거물을 확보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2013년, 2014년에 벌인 불법촬영 혐의를 모두 기소했다.

1심은 A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은 “수사기관은 우연히 발견한 다른 범행에 관해서는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때에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며 경찰이 추가로 확인한 2013년 범행 관련 증거를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이 뒤늦게 압수수색 검증영장을 받았지만, 포렌식 과정에 A씨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위법한 압수수색이 이미 이뤄진 후였기 때문에 유죄 증거로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2013년 혐의는 무죄로 바뀌었고 형량은 벌금 300만원으로 감경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이날 만장일치로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의자 소유의 (휴대전화 등) 정보저장 매체를 피해자 등 제3자가 제출한 경우, 압수 동기가 된 범죄 혐의 사실과 구체적으로 관련 있는 전자정보로 (압수 대상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임의 제출된 정보 저장 매체에서 압수 대상이 되는 전자 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수색해 취득한 증거는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며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됐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증거로 사용하는 것을 동의했다고 해도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